
비염은 계절과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겪는 만성 질환 중 하나입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포함해 환경적 자극에 민감한 사람들은 종종 약물 치료에 의존하게 되며, 특히 항히스타민제는 비염 증상 완화에 가장 널리 쓰이는 치료제입니다. 하지만 최근 ‘비염약 오래 복용 시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항히스타민제의 종류와 작용 방식, 장기 복용 시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실제 연구 사례를 바탕으로 꼭 알아야 할 부작용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항히스타민제란 무엇인가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로, 주로 비염, 두드러기,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 치료에 사용됩니다. 항히스타민제는 크게 1세대와 2세대로 나뉘며, 두 종류 모두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사용되지만 부작용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예: 디펜히드라민, 클로르페니라민)는 혈액-뇌 장벽을 쉽게 통과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며, 졸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의 부작용이 자주 발생합니다. 반면, 2세대 항히스타민제(예: 세티리진, 로라타딘, 펙소페나딘)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덜 미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졸음 유발 효과를 기대하거나, 오랜 습관으로 인해 여전히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일반 감기약이나 수면 유도 성분이 포함된 복합제에도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경우가 많아, 의도치 않게 장기간 복용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기 복용 시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위험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 School of Pharmacy)의 2015년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세대 항히스타민제, 삼환계 항우울제, 항콜린성 진경제 등의 장기 복용이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3년 이상 고용량으로 복용한 집단은 치매 발병 위험이 약 54% 증가했습니다.
항히스타민제 중 일부는 '항콜린성 작용'을 가지는데, 이는 뇌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억제합니다. 아세틸콜린은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주요 신경전달물질로, 이를 억제하면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감기약이나 알레르기약 중 상당수가 항콜린성 항히스타민제를 포함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노년층, 수면장애 환자, 다약제 복용자 등은 인지 기능 저하 위험군에 속할 수 있으며, 전문가 상담 없이 장기 복용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항콜린성 작용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장기 복용에 대한 위험도 비교적 낮습니다. 따라서 비염 치료를 장기간 해야 하는 경우, 약물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안전한 복용을 위한 팁과 대안
비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 완화만이 아니라,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체질 개선이나 원인 제거에 접근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장기 항히스타민제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점과 대안입니다.
- 항히스타민제 종류 확인
처방전 없이 구입한 약이라도 성분표를 꼭 확인하고,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되어 있다면 장기간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전문의 상담 필수
비염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약물 복용이 습관처럼 된 경우 반드시 이비인후과나 알레르기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 면역 치료 고려
장기 약물 복용이 불가피한 경우, 알레르기 면역 치료(알러젠 면역요법)를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제로 면역치료는 수 년에 걸쳐 증상 자체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입증되어 있습니다. - 생활 습관 개선
실내 습도 조절, 먼지·진드기 제거, 공기청정기 사용 등 환경 개선도 비염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건강기능식품이나 천연요법도 보조 수단으로
일부 천연 항히스타민 식품(양파, 녹차, 케르세틴 등)이나 유산균 제품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론
비염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그 치료제인 항히스타민제를 무분별하게 장기 복용할 경우, 오히려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 위험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1세대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전한 약물 선택과 사용, 정기적인 건강 점검, 그리고 원인 치료 중심의 접근이 건강한 삶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